5년 전 대학생 시절 학교 근처에 있던 마라탕 가게에서 첫 마라를 접한 이후, 무시무시한 마라의 중독성에 빠져들어 국내의 유명 마라탕 및 마라샹궈 음식점을 전전한 지가 어언 5년이 되었다. 그런데 이 5년이라는 긴 시간에도 해결하지 못한 의문이 하나 있었다. 도대체 왜 마라샹궈는 마라탕보다 가격이 비쌀까? 물론 마라샹궈에 첨가되는 양념의 가짓수가 마라탕보다 더 많고, 재료들을 한번 데친 후 볶아야 한다는 조리과정의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같은 재료의 마라탕이 마라샹궈가 되면 가격이 2배로 훌쩍 뛰어버리니 소비자 입장인 나에게는 어딘가 부담되고 아쉬운 맘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실제로 현재 서울 시내 주요 마라 음식점들에서는 평균적으로 마라탕은 100g에 1500원, 같은 무게에 마라샹궈는 3000원의 가격을 받고 있다. 그렇다 보니 육류 및 포화지방(?)을 선호하는 나에게도 마라샹궈 바구니에 육류와 해산물 등을 담는 것은 꽤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때문에 마라샹궈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배가 어느정도 찬 뒤 주로 2차 메뉴로 먹었었고, 그마저도 채소와 포두부 위주의 재료 선택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나의 이 오랜 아쉬움을 월드킷이 해결했다. 부족했던 육류의 타격감을 채워줄 삼겹살도 들어있고, 화룡점정으로 흰다리새우 6마리와 그리고 큼지막한 블랙타이거 새우가 3마리나 들어있다! 그렇다고 다른 재료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도 아니다. 청경채를 포함한 각종 채소, 나의 올타임 페이보리 비엔나, 팽이/느타리/목이 버섯 삼형제, 고소한 포두부 그리고 속을 든든하게 채워줄 탄수화물인 중국당면까지… 내가 마라샹궈 음식점을 찾을 때 필수로 넣는 재료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넉넉한 양으로 들어있다니.. 와디즈 펀딩 신청 후 택배 발송을 목빠지게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드킷 블랙타이거 마라샹궈’ 제품 도착! 박스 위 센스 있는 ‘이곳을 잡고 떼세요!(이잡떼)’ 테이프가 눈에 띈다. 이잡떼 덕분에 칼이나 가위를 사용하지 않고 쉽게 언박싱할 수 있었다. 재료들은 보냉백에 안전하게 담겨 있었고, 요즘 유행하는 힙한 레트로 디자인의 레시피가 눈에 띈다. 이 종이가 오늘날 이연복 쉐프로 빙의 시켜줄 비법서다. 비법서 치고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도록 굉장히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고, 심지어 간편하기까지 하다! 꼼꼼히 읽으며 재료들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날 가장 감동시켰던 부분은 바로 재료의 배송 상태였다. 20가지가 넘는 재료들이 각각 해당 재료의 보관법에 맞게 굉장히 세심하게 포장되어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월드킷의 정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박스에 아이스팩 5개가 있어 박스 내 전체적으로 냉기가 돌았고, 새우와 고기가 들어있는 보냉팩 안에는 아이스팩 뿐 아니라 드라이아이스가 들어있어 육류/해산물의 냉동 상태가 매우 좋았다. 소스류도 흐르지 않도록 종이테이프로 고정되어 있었다. 또 채소 및 사리키트는 각 재료별로 세심하게 정돈되어 있었는데, 이게 딱 보았을 때 예쁘기도 했지만 단번에 재료의 신선도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 굉장히 신뢰감을 들게 하는 비주얼이었다. 마라샹궈의 주인공 역할을 담당해 줄 새우들과 고기. 냉동 상태가 매우 좋았다. 블랙타이거와 흰 다리 새우는 신선한 채로 꽝꽝 얼려져 있었다. 또한 내가 받아봤던 고기는 핏물이 전혀 나오지 않은 상태로 신선하게 배송되어 따로 키친타올로 핏물 제거 작업을 해줄 필요가 없었다. 본격적 조리를 위해 재료를 깔아놓고 세팅한 모습. 뜨거운 물이 담긴 보울에 중국 당면이 담가져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조리 직전에 중국 당면을 담아 불려 두면, 마지막 볶음 단계에서 중국 당면을 첨가할 때 당면이 딱 알맞게 불려져 있게 된다. 감자와 당근은 익기까지 오래 걸리기 때문에 먼저 40초간 데쳐 준다. 이후 청경채, 숙주, 배추를 넣어 20초간 같이 데쳐 준다. 20초가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니 정말 ‘살짝’ 온수 샤워 시킨다는 생각으로 신속히 데친 후 건져내야 한다! 드디어 웍과의 한판 승부가 시작되는 시간(사실은 웍이 아니라 팬이지만). 우선 모든 볶음요리의 기본인 파/마늘/고추 3대장을 동봉된 식용유와 함께 볶아준다. 넣은 재료들이 타지 않고 그 풍미가 충분히 우러나올 수 있도록 약불에서 은근히 볶아 준다. 웍 안의 기름들이 파/마늘/고추의 풍미를 흡수하며 이제 강한 녀석들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자격을 갖추었다면, 이제 메인 주인공들을 투하한다! 고기와 새우들과 함께 잘 볶아 준다. 사실 이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재료의 풍미들이 진동하기 시작하고, 손으로 한점 집어 먹어도 엄청나게 맛있지만, 온전한 완제품을 위해 조금만 참도록 하자. 블랙타이거가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낯선 아이들과 뜨거운 곳에서 한데 뒹구니 부끄러워서 빨갛게 변한 모습이다. 블랙타이거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충분히 달아올랐다면(익었다면), 이제 아까 불려두었던 당면과, 대기하고 있던 채소키트 A, B, 사리키트, 마라소스, 비법소스, 산초기름을 다 때려 넣고 무자비하게 볶아 준다. 이 때 월드킷 마라샹궈 키트의 엄청난 양 때문에 웍과 내 손목간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지게 된다. 멋드러지는 웍질을 시도해보려 했으나, 엄청난 무게에 일찌감치 패배를 선언하고 그냥 뒤집개로 열심히 저었다(…) 그냥 계속 X나 볶는다. 나의 처참한 플레이팅 실력 때문에 이 정도 비주얼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크루들 혹은 구매자들의 리뷰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전체적인 맛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이 제품 완전 장난 아니다. 오리지널 중식의 정통성을 전혀 잃지 않으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는다. 마라에 익숙하지 않으신 우리 부모님도 정말 맛있다며 연신 젓가락질을 하셨다. 내 개인적 취향으로 산초기름을 다 넣었기 때문에(…) 조금 얼얼하다고 하시기는 했지만 말이다.이 미친 맛에 대한 분석을 해보았는데, 재료의 퀄리티와 신선도도 당연히 한 몫 했겠지만, 나는 비법소스가 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사실 조리 전 비법 소스를 살짝 찍어먹어 보았는데, 매콤짭짤달콤 그야말로 극강의 감칠맛을 뿜어냈다. 사실상 이 소스에 무엇을 볶든 맛없는 게 없다고 생각될 만큼… 덕분에 오랜만에 가족이 둘러앉아 이색적이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양도 엄청난 혜자였다. 조리 시 나의 얼얼한 손목이 증명을 하긴 했지만, 보통사람보다 양이 조금 많은 우리 가족 3인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실제로 ‘월드킷 블랙타이거 마라샹궈’ 키트 내의 재료 중량을 유명 마라샹궈 음식점의 가격으로 환산해 보았더니, 음식점에서 먹는 가격보다 약 20% 이상 저렴했다. 게다가 이는 단순 중량 비교이고, 키트 내에 들어가는 고기, 새우, 비엔나 등과 같은 재료들이 음식점에서는 추가 가격으로 더 붙는다는 것으 고려하면 확실한 ‘혜자’ 상품이 아닐 수 없다. 또 내가 직접 조리하기 때문에 소스의 양도 기호에 맞게 입맛대로 조절할 수 있고, 게다가 집에서 가족들과 이 시국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이번 월드킷의 와디즈 펀딩은 성공적으로 끝난 것 같다. 이번 펀딩을 놓치신 분들에게 드릴 말씀. 월드킷 블랙타이거 마라샹궈의 앵콜 펀딩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월드킷 인스타를 팔로우하면서 월드킷의 새로운 신제품 소식을 받아볼 수 있으니 다음 월드킷 신제품은 꼭 구매해 보시기를! ▶더욱 개선된 월드킷 마라샹궈 출시 (보러가기)◀